2012년 03월 09일

재생중 2012. 3. 9. 20:26 |

뼈아픈 후회 - 황지우


슬프다, 내가 사랑했던 자리마다 모두 폐허다

완전히 망가지면서 완전히 망가뜨려놓고 가는 것,
그 징표 없이는 진실로 사랑했다 말할 수 없는 건지
나에게 왔던 사람들,

어딘가 몇 군데는 부서진 채 모두 떠났다

내 가슴속엔 언제나 부우옇게 이동하는 사막 신전,
바람의 기둥이 세운 내실에까지 모래가 몰려와 있고
뿌리째 굴러가고 있는 갈퀴나무,
그리고,
말라가는 죽은 짐승 귀에 모래 서걱거린다

어떤 연애로도 어떤 광기로도
이 무시무시한 곳에까지 함께 들어오지는 못했다,
내 꿈틀거리는 사막이, 끝내 자아를 버리지 못하는 그 고열의
神像이 벌겋게 달아올라 신음했으므로

내 사랑의 자리는 모두 폐허가 되어 있다

아무도 사랑해본 적이 없다는 거,
언제 다시 올지 모를 이 세상을 지나가면서
내 뼈아픈 후회는 바로 그거다

그 누구를 위해 그 누구를 한번도 사랑하지 않았다는 거

젊은 시절, 내가 自請한 고난도 그 누구를 위한 헌신은 아녔다
나를 위한 헌신, 한낱 도덕이 시킨 경쟁심,그것도 파워랄까,

그것마저 없는 자들에겐 희생은 또 얼마나 화려한 것이었겠는가

그러므로 나는 아무도 사랑하지 않았다
그 누구도 걸어 들어온 적 없는 나의 폐허.
다만 죽은 짐승 귀에 모래의 말을 넣어주는 바람이

떠돌다 지나갈 뿐

나는 이제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다
그 누구도 나를 믿지 않으며 기대하지 않는다


하이킥 109회 박지선이 언급했던 시.
슬프다...... 그 누구도 나를 믿지 않으며 기대하지 않는다......

박지선 계탔네... 줄리엔.......와우
하이킥도 이제 딱 11회 남았네. 라천에서 내가 사랑하면 다 사라진다던 사연이 생각나네.

친구랑 갔던 일산에 있는 노래방이 하이킥에 나와서 깜짝 놀랐다.
난 대체로 기억력이 안 좋은데 가끔씩 너무 선명해서 탈이다.

*

<욕심쟁이 - 김동률, 이소은>

매일 아침에 젤 먼저 날 깨워주기
내가 해준 음식은 맛있게 다 먹어주기
한달에 하루쯤은 모른 척 넘어가주기
친구들과 있을 땐 나 말고 딴 데 보지 않기

잠들기 전에 꼭 내게 전화해 주기
한번 들은 얘기도 재밌게 다 웃어주기
혹시 몸이 아플 땐 나에게 숨기지 않기
하고 싶은 얘기는 돌려서 말하지 않기

사랑한다는 말은 나에게만 하기
좋아한다는 말도 너무 아껴하지 말기
혼자서만 괜히 삭히지 말고 무슨 일이든 다 말해주기
우리끼린 절대 거짓이 없기

엉엉 울 때엔 날 그냥 내버려두기
내가 투정 부릴 땐 말없이 껴안아 주기
술이 취해 전화를 걸어도 화내지 말기
남자들의 세계는 절대로 넘보지 않기

사랑한다는 말은 나에게만 하기
좋아한다는 말도 너무 아껴하지 말기
서로에게 상처 받았던 일들 그 자리에서 다 털어놓기
우리끼린 절대 비밀이 없기

괜히 다툼 끝에 서로 토라질 때
먼저 말 걸어주고 미안하다 말하기


사랑한다고 날 좋아한다고
너무 보고 싶다고 수도 없이 말해주기
서로에게 감동 받았던 일들 마음속 깊이 감사해 하기
내가 잘해주는 만큼 나에게 더 잘해주기

헤어지자는 말은 평생 꺼내지도 말기
지금까지 굳게 맺었던 약속 단 한 가지도 빼놓지 않기
내가 사랑하는 만큼 더욱더 날 사랑하기

'재생중'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2년 03월 12일  (2) 2012.03.12
2012년 03월 10일  (0) 2012.03.10
어떤사람 A - 윤상  (0) 2012.03.09
2011년 03월 08일  (0) 2012.03.08
2012년 03월 07일  (0) 2012.03.08
Posted by no_na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