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 4일

재생중 2011. 12. 4. 04:00 |


1.
12월의 편지 / 이해인

또 한 해가 가버린다고
한탄하고 우울해하기보다는
아직 남아있는 시간들을
고마워하는 마음을 지니게 해주십시오
 
한 해 동안 받은
우정과 사랑의 선물들
저를 힘들게 했던 슬픔까지도
솔방울 그려진 감사카드 한 장
선한 마음으로 봉헌하며
사랑하는 이들에게
띄우고 싶은 12월
 
이제 또 살아야 하지요
해야 할 일 곧잘 미루고
작은 약속을 소홀히 하며
남에게 마음 닫아걸었던
한 해의 잘못을 뉘우치며
겸손히 길을 가야 합니다.
 
같은 잘못을 되풀이 하는 제가
올해도 밉지만
후회는 깊이 하지 않으렵니다.
 
진정 오늘 밖에 없는 것처럼
시간을 아껴쓰고
모든 이를 용서하면
그것 자체가 행복일 텐데
 
이런 행복까지도
미루고 사는
저의 어리석음을 용서하십시오.
 
보고 듣고 말할 것
너무 많아 멀미나는 세상에
항상 깨어 살기 쉽지 않지만
 
눈은 순결하게
마음은 맑게 지니도록
고독해도 빛나는 노력을
계속하게 해 주십시오
 
12월엔 묵은 달력 떼어내고
새 달력을 준비하며
조용히 말 하렵니다.
 
"가라" 옛날이여
"오라" 새날이여
나를 키우는 데 모두가 필요한
고마운 시간들이여


2.
새벽까지 빈둥거리다가 시네마천국을 틀어놓고 깜빡 자버렸다.
시네마천국 불면증에 좋은 영화구나....


남들 이야기, 고민, 걱정 상담은 잘 하면서
정작 나는 어쩔 줄 몰라한다... 나 정말 바보인가봐.....
안절부절 우왕좌왕... 어쩔 줄을 모르냐...
그냥 숫자만 큰 어린이다.
바보 똥개 멍충아


학교로 슬렁슬렁가서 책을 보다가 이른 저녁으로 먹은 아비꼬카레.
돈 주고 사먹는, 사먹었던 카레 중에 가장 맛있는 거 같다.



커피빈의 크리스마스시즌 슬리브
눈썹이 우습구나. 코도 삐뚤고. 거울을 보여줄까. 꼬마 눈사람~♪
나 자바봥라~~♡ 가시나 잡히면 죽는데이~~~♡


3.
잉여로운 삶에서 시간의 흐름을 느끼기란 어렵다...
특별한 지표없이 망망대해에 떠있는 느낌...
아침에 손톱을 또각또각 자르며 생각했다.
내가 시간이 흘러가네 느끼는 건 길어진 손톱과 더수룩해진 머리....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플래너와 단어장을 샀다.
플래너에 딱히 채울 것이 없지만 단어장에 적어야 할 단어들은 산더미.
나에게는 기록보다 암기 더 중요하구나.
그래도 지금의 이 시간들, 순간들이 소중하다. 손으로 한자한자 적으며 기억해야지.


4.
이상하게 덩달아 감기기운이 오고 몸상태가 메롱이다.
감기기운이 왔다 하면 판피린이 와따...
비릿하면서 달콤한 그 맛...캬....
다들 감기 조심하세요~


5.
어느덧 나혼자서는 나를 기억할 수 없는 나이를 먹었나봐....
스무살에도 감수성이 있었던가... 아니 그렇다고 지금은 모 있나..... 허접한 감정의 찌끄러기.  cool해야 하는데!!!!
친구의 기능적 역할(?) 중 하나는 나의 기억들을 무료로 저장해준다.ㅋ
오래된 친구와의 대화는 마치 은행에서 돈 찾는 거 마냥... 소중한 기억들을 하나하나 꺼내준다. 기억의 이자까지 쳐서.
이제는 나 혼자 조각을 맞출 수 없어~~내머릿속의 지우개


친구는 기억은행... 기업은행 아니고!!!ㅡ0ㅡ;;
쌩유 나의 얼마 없는 친구들아..... 누가 보겠냐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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